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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IS) 거점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호크아이 공습 작전(Operation Hawkeye Strike)’으로 명명된 이번 군사 행동은 표면적으로는 자국 군인 희생에 대한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보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권 붕괴 이후 수립된 시리아 신생 정부와 트럼프 2기 행정부 간의 새로운 지정학적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 ‘복수의 선언’… 압도적 화력 투사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9일 오후 4시(미 동부 표준시)를 기해 시리아 중부와 동부 전역의 ISIS 은신처 70여 곳을 타격했다. 이번 작전에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Strike Eagle) 전폭기뿐만 아니라, ‘탱크 킬러’로 불리는 A-10 썬더볼트(Thunderbolt) II 공격기와 아파치 헬기까지 동원됐다. 이는 단순한 시설 파괴를 넘어 적의 인적 자원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것은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복수의 선언(declaration of vengeance)”이라며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무자비하게 살해당할 공포 속에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외교적 수사를 넘어선 원초적 분노의 표출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가 ‘즉각적 응징’으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 아이오와가 낳은 영웅들의 비극

이번 작전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13일 팔미라(Palmyra) 인근에서 발생한 매복 공격이었다. 당시 미군과 시리아 신생 보안군의 합동 정찰 중 발생한 기습으로 윌리엄 나다니엘 하워드(William Nathaniel Howard) 하사와 에드거 브라이언 토레스-토바(Edgar Brian Torres-Tovar) 하사 등 미군 2명과 민간 통역사 아야드 만수르 사카트(Ayad Mansoor Sakat) 씨가 숨졌다.

전사한 장병들은 모두 아이오와 주방위군(Iowa National Guard) 소속이었다. 미 국방부가 작전명을 아이오와주의 별칭인 ‘호크아이(Hawkeye)’로 정한 것은 희생된 병사들의 고향을 기리고, 이번 작전이 국가적 차원의 징벌임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시리아 보안군 복장을 한 내부자가 총구를 돌린 이른바 ‘그린 온 블루(Green-on-Blue)’ 공격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이는 급조된 시리아 신생 군 조직 내부에 극단주의 세력이 여전히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 테러리스트에서 대통령으로… 알샤라의 변신과 딜레마

이번 사태는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 붕괴 후 들어선 아흐메드 알샤라(Ahmed al-Sharaa) 정부의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과거 ‘알누스라 전선’을 이끌며 테러리스트로 지목됐던 알샤라는 집권 후 급격한 온건화 노선을 걷고 있다. 그는 소수 민족 보호를 약속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정통성을 인정받으려 노력 중이다.

미국 역시 실리적 접근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샤라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가졌고, 미 의회는 시리아 경제 제재의 핵심인 ‘시저 법(Caesar Act)’ 폐지를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시켰다. 이는 과거의 적이라도 현재의 전략적 가치가 있다면 손을 잡는다는 ‘거래적 동맹(Transactional Alliance)’의 전형이다. 하지만 내부자 공격으로 인한 미군 사망은 이러한 동맹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경고등과 같다.

◆ ISIS의 ‘유연한 휴면’과 중동의 불안한 미래

전문가들은 ISIS가 영토를 점령하던 과거 방식을 버리고, 지하 터널과 소규모 셀(Cell) 조직으로 흩어지는 ‘유연한 휴면(Flexible Dormancy)’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사드 정권 붕괴 후 발생한 권력 공백을 틈타 재건된 이들의 전력은 약 3,000명으로 추산되며, 차량 폭탄 제조 등 비대칭 전력을 회복하고 있다.

이번 호크아이 작전으로 ISIS의 물적 기반은 타격을 입었으나, 이념과 증오에 기반한 뿌리까지 뽑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선을 의식해 미국의 행동을 묵인하고 있고, 중국은 관망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시리아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거대한 실험장이 되고 있다.

압도적인 무력으로 평화를 강제하려는 시도와, 생존을 위해 과거의 적과 손잡은 신생 정권의 동거. 그 불안한 균형 위에서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항구적인 평화가 싹틔울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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